거제도에서 1박 2일의 일정을 마치고 구조라 해수욕장에서 4시쯤 출발하여 저녁 식사시간에 맞춰 여수에 도착했다.
거제도에서의 여행은 아래에서 포스팅하였다.
여수오면 돌게장을 먹어야겠지... 그래서 맛집을 검색해서 찾아갔다.
주차장도 잘되있고 아이들도 우리 부부도 너무나 맛있게 만족스럽게 잘 먹었다.
앞으로 여수에 오면 이 집에 계속 오게될 것 같다.
게장도 양념게장, 간장게장 모두 나와서 좋았고 맛도 괜찮고 양도 많았다. 게다가 내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멍게젓(사진으로는 우측에 나왔는데 사진이 짤렸다)과 굴젓도 맛있었고 가운데 된장국같은 국물이 정말 참신하고 맛있었다.
된장국에 돌게 다리도 많이 들어있고 특이하게 단호박이 들어가 있어서 적당한 단맛도 나면서 두부도 부드러워 참 맛있었다. 새우장도 비리지 않고 탱글탱글해서 맛있었다.
아주 배부르게 폭파시키듯 먹어치우고 만족스럽게 나왔다.
이제 오늘밤을 보낼 차박지를 찾기로 했다.
돌산공원은 공원과 여수해상케이블카를 타는 곳이어서 주차장이 굉장히 넓고 공원 화장실도 깨끗하고 좋아서 차박에 아주 적당해 보였다.
게다가 여기가 여수 야경을 보기 좋은 야경 명소라고 한다.
아침에 일어나서는 돌산공원 산책하며 여수 전망을 볼수도 있고 아침 10시에 개시하는 여수해상케이블카도 바로 탈 수 있다.
게다가 주차장에서 와이파이까지 된다~^^
차박하기 좋은 곳이었다.
우리 가족은 7년 동안 차박여행을 해왔다.
그동안 차박여행을 하며 느낀 차박여행의 매력이 뭐였을까? 왜 우리는 이렇게 차박여행에 푹 빠졌을까?
내가 생각하는 차박여행의 매력은 7가지 정도로 정리할 수 있을 것같다.
첫째 : 언제든 준비되면 떠날 수 있다
준비라는 것은 출발 전 미리 샤워하고 침구류, 차량용 암막 커튼, 여벌옷, 양말, 수건, 세면도구, 간단한 먹거리 등 정도 챙기는 것이다.
퇴근하고 저녁에 출발할때는 저녁식사는 휴게소에서 해결하면 시간을 아낄 수 있다. 무조건 퇴근하자마자 빨리 출발하는 것이 좋다.
둘째 : 원하는 어디든 갈 수 있다
일단 출발해서 가면서 목적지를 정하면 된다. 그때그때 즉흥적으로 가고 싶거나 떠오르는 곳으로 정하게 된다.
보통은 근거리보다는 2-3시간 거리의 여행지를 선택한다.
우리 부부는 남해안 부근 여행지를 매우 사랑한다.
중간에 휴게소에서 저녁 먹고 양치도 하고 잘 준비를 마치면 목적지 가는 동안 아이들은 잠이 든다.
셋째 : 숙박걱정이 없다. 조건만 맞으면 어디서든 잘 수 있다
밤늦게 도착하기때문에 차박지를 정하는 게 쉽지는 않다.
우리가 차박지를 정하는 가장 중요한 조건은 화장실이 가까이 있고 주변이 안전하고 깨끗한 곳이다.
목적지의 유명 관광지나 해수욕장 등이 대부분 깨끗하고 화장실도 잘 갖춰져 있어서 차박지로 괜찮았다.
넷째 : 캠핑 기분도 느끼며 따뜻하고 편안하게 잘 수 있다
비가 와서 밤에 차에 부딪히는 빗방울 소리를 음악소리처럼 들으며 잘 때도 있었다. 제주도에서 밤새 숲 속의 바람소리와 비소리를 잠결에 들은 기억이 난다.
바닷가에서 차박할 때 파도소리와 빗소리를 들으며 아이들과 낭만적인 시간을 보낸 기억도 있다.
차박은 날씨와 상관없이 차에서 따뜻하게 잘 수 있으면서도 캠핑하는 기분이 나니 너무 좋다.
그리고 날씨 좋은 아침엔 일출과 함께 깨고 주변 경치를 감상하며 차에서 미리 준비한 아침을 먹는 즐거움도 크다.
근처 화장실서 간단하게 씻고 아침 먹고 그래도 9시가 안되는 시간이다. 이렇게 여유있게 공원 주변을 산책하고 다음 목적지로 출발할 것이다.
이날은 공원 벤치에 앉아 신선한 바다 내음 나는 아침 공기를 마시며 과일, 빵, 우유로 아침식사를 했다.
다섯째 : 시간을 매우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
아침에 일어나서 간단히 씻고 아침 먹으면 별다른 준비없이 바로 이곳저곳을 돌아볼 수 있다.
필요하면 다음 목적지로 가면서 아침을 먹어도 되니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쓸 수도 있다.
멀리까지 왔으니 여행지 이곳저곳을 많이 돌아보고 싶었고 그러기에 차박이 불필요한 시간을 줄여줘서 너무 좋았다.
여섯째 : 절약한 숙박비만큼 다른 데 사용이 가능하다
여행의 가장 큰 기쁨 중 하나는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숙박비를 절약하는 만큼 그 비용으로 맛있는 음식을 사먹곤 했다.
일곱번째 : 요즘처럼 언택트가 필요한 시기에 좋은 여행 방법이다
타인과의 접촉을 최소한으로 할 수 있어 요즘같은 시기에 그나마 적합한 여행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몇 년 전만해도 차박여행을 다닌다고 하면 불편해서 어떻게 하냐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그러나 요즘처럼 코로나19로 인해 자유로운 여행이 조심스러운 시절이 되니 꽤 많은 사람들이 차박 여행을 하는 것 같다. 유행이 된 느낌이다. 물론 주로 차박 캠핑여행을 많이들 하는 것 같기는 하지만 말이다.
세상은 변하고 변한 세상에 필요한 것들은 종전의 인식을 바꿔 놓는다.
첫째 : 계절과 날씨의 영향을 좀 받는다
요즘 유행하는 캠핑스타일 차박여행이 아니기때문에 각종 캠핑 장비나 도구가 없다.
그래서 너무 덥거나 모기가 있는 여름과 너무 추운 겨울에는 차박여행을 하지 않는다.
이런저런 캠핑장비를 사는 것은 우리 부부의 방식이 아니라서 우리는 날씨 좋은 봄, 가을에만 차박여행을 다녔다.
차박하기 좋은 날씨, 계절의 제한이 있는 것이다.
둘째 : 어떤 차량인지 몇 명인지에 따라 누군가는 잠자리가 좀 불편할 수 있다
우리는 쏘렌토R을 차박용으로 이용하고 있는데, 나와 아이 둘은 뒤에서 편하게 잘 수 있지만 신랑은 앞자리에서 좀 불편하게 잠을 잘 수 밖에 없다.차가 더 커서 4명이 잘 수 있을 정도면 4인 가족이 더 편안하게 차박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차박여행의 단점은 이정도이다.
7년간 봄, 가을로 차박여행을 다니며 많은 곳을 가보고 셀 수 없이 아름다운 곳을 볼 수 있었고 많은 추억들을 남겼다.
그 여행들은 몸도 마음도 지쳐있던 나에게 모든걸 잊고 쉴 수 있게 해준 소중한 시간들이었다.
셋째날 아침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아침이 되니 돌산공원 주변을 제대로 볼 수 있었다.
우리는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주차장 바로 옆 화장실에서 간단히 세수하고 이른 아침 공원 산책을 했다.
공원 산책을 하며 이렇게 다채로운 색감의 바닥 장식도 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 예상치 못한 너무나 아름다운 광경은 산책로 뒤쪽에서 본 여수 바다 풍경이었다.
말도 안되는 풍경이었다. 내가 본 아름다운 풍경의 상위권을 차지할만한 곳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바다 풍경을 돌산공원에서 맞이하게 될줄은 예상치 못했다.
공원이 산이다보니 지대가 높아 주변의 여수 바다와 도시 풍경이 한 눈에 들어왔다.
한참을 넋놓고 바라봤다.
여수를 간다면 돌산 공원에서 끝내주는 야경과 경치를 꼭 꼭 봐야한다.
하멜등대 부두에서 많은 사람들이 낚시를 하고 있었다.
어떤 아저씨가 유독 물고기(전갱이)를 많이 낚는 모습이 신기했다. 사람을 타는 것인지 포인트를 타는 것인지...주변 사람들 잠잠할 때 2~3마리씩 낚아 올리는 모습이 신기하기만했다.
어제부터 아이스크림 먹고싶다는 아이들 성화에 하멜 등대 부근에 있는 이름도 달달한 아이스크림집에서 사주겠다고 전날부터 약속했다.
모양도 예쁘고 맛있었다. 와플아이스크림은 애들 혼자 먹기 좀 많아서 부족한듯 더 맛있게 먹으려면 하나 사서 나눠먹는 것도 좋겠다.
하멜 등대에서 아이스크림집 가는 길에 이렇게 여수에서 유명한 낭만포차가 있다.
저녁때 와야 야경도 즐기며 맛있는 음식과 낭만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여수 여행을 이곳에서 마무리하고 순천으로 향했다.
아이들이 5-6살쯤 순천만 갈대밭을 갔던 기억이 나며 한번 다시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을하면 갈대가 아닌가!
오랜만에 온 이곳은 여전했다.
끝이 없는 갈대밭이 파란 하늘 아래, 햇살 아래 바람에 따라 사르락 사르락 같은 방향으로 이리 저리 흔들리는 모습이
가을가을하다.
마음 깊은 곳까지 갈대바람이 스며드는 듯했다.
가을을 듬뿍 귀로, 눈으로, 코로 느끼고 다음 장소인 순천만 국가정원으로 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