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만 습지에서 가을의 절경 갈대밭의 하늘과 끝없는 갈대밭과 갈대에 스치는 바람 소리, 갈대 바람 냄새를 맡고 순천만 국가정원으로 이동했다.
여수에서 순천만습지까지의 즐거웠던 여행 이야기는 아래에서 포스팅하였다.
순천만습지에서 입장권을 구입하면 국가정원도 입장이 가능하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내가 7년 전부터 차박여행을 하게된 이유에 대해 써보려 한다.
어쩌다 우리 가족은 차박 여행을 시작하게 되었고 지금까지 해오고 있는 걸까?
여행을 좋아하지만 여러 핑계와 이유로 10-20대에는 여행을 거의 가지 못했다. 그래서 30대에 결혼하고는 마음 맞는 신랑과 여행을 마음껏 가고 싶었다.
하지만 30대의 늦은 결혼에 마음이 급해 2세 계획을 빨리 세웠고 자유로운 여행과는 안녕하고 말았다.
육아 전쟁터에 던져지고 지칠대로 지친 나는 당분간은 여행이란 건 없겠다 생각했다.
어디를 가는 것이 큰 도전이었다.
나도 신랑도 애 키우는 게 처음이었다. 모든게 어려운데 나와 신랑은 모든 것을 해야했다.
거기다 우리는 직장 생활까지 해야했고 30대에 들어간 직장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자리를 잡아야 했으니 그 시기가 나와 신랑에게는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아주아주 힘든 시기였다. 직장에서도 집에서도...
어쨌건 우리는 그 고난의 시간을 지나고 있었다.
그러다 대략 아이들이 5살때쯤 되어 기저귀도 떼고 말귀도 어느 정도 알아듣고 활동반경이 커졌을 때는 주말에 아이들을 데리고 집에 있는 것 자체가 힘들기만 했다.
워킹맘이었던 나는 살림에 재능도 관심도 없고 오히려 두려움을 가진 사람이었기에 세 끼를 챙겨야하는 주말은 곤욕스러운 시간이었고 심지어 나의 부족한 살림능력으로 죄책감에 시달리기까지 했다.
거기다 집에 있어도 피곤한 엄마, 아빠는 제대로 놀아주지 않으니 아이들이 불쌍해보여 또 죄책감에 시달렸다.
주중에도 주말에도 좋은 엄마, 아빠가 되주지 못하는 것같아 괴롭기만 했다.
그래서 우리는 무작정 밖으로 나갔다. 집에 있는 것이 더 힘들었고 나가면 그나마 맛있는 음식도 사먹을 수 있고 요리하고 치우고 설겆이하는 그 모든 노고와 시간이 생략되니 그나마 우리가 쉴 수 있었다.
밖에서는 오히려 힘이 났고 살 것 같았다.
아이들도 탁트인 자연이나 놀이시설에서 뛰어놀고 구경하니 제대로 노는 것 같았다.
이렇게 우리는 주말이면 당연하듯 밖으로 나갔고 바쁜 일상덕에 여행을 체계적으로 계획하기보다는 일단 차를 타고 나서 즉흥적으로 갈 곳을 정해 여행을 했다.시간이 나면 바로 짐을 챙겨서 떠났다. 짐도 최소한으로 여행준비도 최소한으로 했다. 금요일 퇴근 후 집에 오자마자 저녁먹고 필요한 짐만 후다닥 챙겨 길을 떠났다.
즉흥 여행을 하다보니 숙박예약을 미리 하기도 힘들고 또 금요일 밤 늦게 출발하니 여행지에 거의 새벽에 도착하게 되어 숙박하는 것 자체가 의미없고 번거롭기도 해서 그냥 차박을 시작하게 되었다.
우리의 차박 여행은 최소한의 준비로 어느 정도의 불편함은 감내하는 매우 심플한 여행이었다.
요즘은 잠잘때 좀 더 편안하기위해 평탄화 작업도 하고 차 내부도 캠핑카처럼 예쁘게 꾸미며 특정 장소에서 캠핑하는 캠핑형 차박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캠핑 여행을 좋아한다면 이렇게 해도 좋겠지만 우리 부부는 한 곳에 머무르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어렵게 긴 시간 운전해서 도착한 여행지에서 최대한 많은 곳을 돌아보고 눈에 담아오고 싶었다.
그래서 더 차박 여행이 우리에게 최적이었던 것같다.
숙소에 짐을 풀고 다시 짐을 싸고 혹은 캠핑을 위해 장을 보고 짐을 풀고 텐트나 차양막을 설치하고 식사 준비를 하고 다시 짐을 싸고 뭐 이런 것들이 우리 부부에겐 다 힘들게만 느껴졌다.
우리는 일상의 것들로부터 자유롭고 싶었고 많이 돌아다니고 싶었다. 그래서 캠핑 도구나 기타 비용을 쓸 필요가 없었고 불편함은 감내할 수 있는 정도였다.
우리에게 차박은 순수하게 하루 또는 이틀을 잠만 자면 되는 것이었다.
생각보다 참 잘 꾸며놓았다. 작은 동물원도 있어서 아이들이 잠깐 구경하며 좋아하기도 했다.
앉거나 누워서 쉴 수 있는 곳도 많이 만들어놔서 휴식하기도 좋아 보였다.
차박여행을 시작한 후 나의 일상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솔직히 많이 기대하지 않고 온 곳이었다.
그런데 이 곳 국가정원은 우리 가족 마음에 쏙 들었다.
너무나 예쁘고 여유가 느껴지고 탁트인 공간이 시원한 느낌이었다.
게다가 국가별로 특징적인 정원을 테마별로 잘 꾸며놓은 것 같았다.
나름대로 각 정원들이 다 예뻐서 사진찍기도 영상찍기도 너무나도 좋았다.
특히 네덜란드 정원은 꽃이 너무너무 다양하게 많고 정원을 꽃으로 온통 예쁘게 꾸며놔서 화려하고 예뻤다.
우리 딸이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다고 했던 이탈리아 정원이다.
소담한 듯 아담한 듯 세련되 보이는 이국적인 느낌의 정원이었다.
전체적으로 볼 것도 많고 산책하듯 천천히 걸으며 사직찍을 것도 많고 예쁘고 반나절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참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우리 가족 모두 별 기대없이 온 곳에서 참 행복을 느낄 수 있었다.
연인과 가족과 함께 여유있게 걸으며 서로 예쁘게 사진 찍어주며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국내 상위 몇 군데 중 하나라고 생각된다.
2박 3일간의 차박여행을 참 잘 다녔다.
먼 곳까지 와서 보고 싶은 곳도 다 볼 수 있었고 추억의 사진과 영상들도 많이 찍을 수 있었고 맛있는 음식도 먹을 수 있었다.
이렇게 우리에게 또다른 추억이 남았다.
이렇게 또 이 하루가 지나며 석양을 보니 아쉬운 느낌이었다.
긴 여행기간이라 생각했지만 어느새 끝나 있었다.
다시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 되니 즐겁게 먹고 걷고 쉬었던 이 여행의 시간이 값진 것이었음을 감사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