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마다 행복을 찾는 방법은 다르다.
그런데 누군가의 고된 노력과 시간으로 내가 기쁨을 느끼고 잊지 못할 시간을 가진다면 얼마나 감사한 일일까?
살면서 행복한 순간은 그 가치에 비해 쉽게 잊혀지는 것 같다.
그런 시간, 그런 장소 중 하나가 언니네 옥천 별장 전원주택에서의 시간이다.
평생 직장으로 여길만한 곳을 40대의 늦은 나이에 미련 별로 없이 그만 두고 당시에는 그런게 있는 줄도 몰랐던 파이어족이라는 개념을 뒤늦게 알고 나서는 그래 내가 파이어족이었네... 라며 생각하고 나같은 사람들이 또 있다는 것에 안도하며 평안한 요즘을 보내고 있다.
그런데 최근에 언니네 옥천 별장이 팔리고 강이 더 잘 보이는 좋은 곳으로 별장 이사를 한다기에 조금은 아쉬운 마음이 들어서 그곳에서의 행복하고 즐거웠던 시간들, 추억들을 생각하며 포스팅하려 한다.
새로운 곳도 앞으로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겠지만 이전 별장에서 쌓은 많은 추억들이 생각난다.
국내 여행을 많이 해온 나는 옥천이 국내에서도 무척이나 아름다운 자연 풍경을 가지고 있는 몇 안되는 지역이라 생각한다.
계절마다 느낌이 다르긴 하지만 차를 타고 별장에 가는 길은 마치 스위스 열차를 타고가다 보면 보이는 스위스의 창 밖 풍경과 비슷한 느낌이 들때도 있다.
높은 산, 푸르고 아름다운 강, 그 풍경을 볼 수 있는 강변 자전거길... 옥천은 전원주택지로도 여행으로도 추천하고싶다.
이번 포스팅은 작년 가을 다녀온 옥천에서의 즐거운 시간에 대한 내용이다.
아쉽게도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예전과 같은 시간은 가지지 못했지만 언니네는 이번 코로나로 인해 오히려 별장에서 답답하지 않게 자체 격리 생활을 아주 잘 했다고 한다.
워낙 자연 속에 있으니 사람도 없고 공기도 너무나 깨끗해서 이런 시대에 오히려 언니네 별장같은 전원주택이 더 큰 장점이 있는 것같다.
작년 가을 뿐만 아니라 매년 봄, 가을, 중요한 가족 행사가 있을 때 매번 별장에 갔었는데 선생님인 언니는 아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즐거울 수 있는 것들을 준비해 준다.
지루할 틈이 없는 별장에서의 자연 탐구생활 시간이다.
별장 앞마당에 심어 놓은 노란 국화가 예쁘고 뒷 산 계곡에서 형부가 끌어온 물소리가 청량하게만 느껴진다.
별장 텃밭에 언니네는 매년 고구마를 심었다.
가을이 되면 그 고구마를 수확하러 가는 것을 나나 아이들은 무척이나 좋아한다.
땅 속에 숨어 있는 탐스러운 고구마들이 나올 때마다 환호하고 기뻐한다.
이 텃밭에서 나온 고구마가 또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다.
흔히 얘기하는 진짜 꿀고구마이다.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 푸석하지도 눅눅하지도 않은 질감이 살아있으면서 투명하게 노랗게 익어 달디 단 정말 맛있는 고구마이다.
그래서 수확하는 기쁨이 더 컸을 것이다.~^^
당시 고구마는 생각보다 수확량이 적었지만 자연은 많이 줄때도 적게 줄때도 있는 거다.
고구마 캐는 즐거움 자체에 만족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별장 바로 앞에는 멋진 산을 끼고 금강이 흐르고 있다.
금강과 금강변, 산...환상의 자연 속에 별장이 자리잡고 있어 볼거리가 참 많다.
그 중에서도 멋진 강이 있어서 낚시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 날은 물고기를 잡지는 못했지만 민물새우를 몇마리 잡았다.
아이들은 새우가 잡힌 것에 신기해 하고 어른들은 몇마리 되지도 않는 걸로 뭘해 먹을지 설레발이다.
5마리로 민물새우탕도 끓이고 새우튀김도 할 기세였다.
그러나 뭘 해먹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사실 옥천은 올갱이가 아주 많이 잡힌다. 그래서 올갱이해장국이 무척이나 유명하고 맛있다.
요즘처럼 쌀쌀해진 날씨에는 뜨뜻하고 속이 쫙 풀리는 올갱이해장국이 특히나 먹고 싶어진다.
우리 부부는 한번씩 생각나면 옥천이나 금산으로 올갱이해장국을 먹으러 간다.
쓰고 있는 지금도 참 먹고 싶은데, 코로나로 마음껏 외출하지 못하고 조심하느라 당분간은 가기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벼르고 벼르고 있는 것들이 너무나 많다.
아~~먹고 싶다. 따뜻하고 고소한 올갱이 해장국 한그릇이면 속이 확 풀릴 것만 같다.
높은 산을 끼고 수량이 풍부한 강이 흐르고 있어 날씨가 괜찮은 날에는 형부가 구입한 카약을 탈 수 있다.
이 날은 날씨도 좋고 수량도 적당하고 잔잔해서 아이들도 어른들도 카약을 아주 즐겁게 즐겼다.
신랑은 뒤에서 열심히 노를 젓느라 힘들었겠지만 나는 앞에서 룰루랄라 물을 가르며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물위를 나는 것 같은 기분에 마냥 즐거웠다.
이런게 사는 행복이지...
살다보면 힘든 순간도 있지만 이런 시간도 우리 삶에 주어지니 감사하고 기쁘고 살만한 것 아닐까?
실컷 강물을 즐겼다면 이제는 강변을 걸으며 산도 보고 하늘도 보며 여유로운 시간을 가져본다.
산책을 하며 이렇게 멋진 자연 속에서 힐링의 시간을 보내는 언니네 부부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한다.
아무 것도 없는 곳에서 별장을 만들어 예쁘게 꾸미고 주변의 자연을 충분히 즐기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낸 것이 얼마나 대단한지...
그러나 하나하나 공을 들여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것이 쉬운 것은 아니니 말이다.
우리 부부는 엄두도 못 낼 일이다.
언니네 부부 덕분에 이렇게 좋은 곳에서 많은 추억을 남기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것같다.
이렇게 언덕에 올라 아래를 바라보니 더 멋진 광경에 넋을 놓는다.
요즘따라 우리나라의 산, 강, 하늘... 너무나 멋지고 아름답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스위스의 산과 강 못지 않게 우리나라의 산, 강만의 멋과 아름다움이 충분히 많이 있다고 얘기하고 싶다.
가을은 역시나 풍성한 수확의 계절이다. 밤나무에서 수확한 이렇게 많은 밤들을 그냥 보고만 있어도 가을임을 느낄 수 있다.
옥천 별장에서의 알차고 즐거웠던 모든 시간들은 지나고 도시보다 밤이 더 빨리 찾아오는 이곳을 따뜻하게 해줄 모닥불을 바라본다.
한참을 모닥불을 보고 있자니 언니네 옥천 별장에 그동안의 많은 추억들과 행복했던 시간들이 켜켜이 쌓여있음을 다시 한 번 깨달으며 언니네 부부에게 고마운 마음 가득하다.
새로운 곳으로 별장 이사를 하는 언니네 부부가 그곳에서도 멋진 별장을 만들어 멋지게 꾸며 또다른 행복한 추억의 시간을 쌓아가길 바래본다.
이렇게 하루를 꽉 채워 즐거웠던 시간도 별장의 멋진 불빛과 함께 지나가고 있다.